지난 화요일, 8월 18일날은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1학기 마지막날이었다. 당일날 난 방학이 막 시작되려는 학교를 떠나 강원도로 향했다. 저녁에 열리는, 강릉에 있는 어느 대학교 건물을 빌려서 하는 치과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면허 갱신을 위한 보수교육 점수가 부족한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서울을 떠나 강원도의 시원한 바닷 바람을 쐬고 싶은 동기도 작용했다.
떠나는 시외버스의 차창 밖을 바라보며 문득 2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2018년 복직하던 해 겨울 난 그 전까지 관성적으로 달려왔던 습관 대로 서울에서도 한강 변을 달리곤 했는데 어느 날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도저히 야외 조깅이 불가능한 정도라고 생각하여, 결국 어느 주말 나는 강원도 속초로 도피를 했다. 그날 밤 속초에서 혼자 밤을 보내면서 동해안을 따라 끝도 없이 달렸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서울의 초미세먼지 가득한 공기에 어느 정도 체념한 채 적응해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공기의 중요성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살아가기는 그 때(링크: The importance of the air, 2017)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단지 공기의 중요성에 대해 별 의식 없이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 생활 속에서는 내 생각을 사람들 앞에서 거의 말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자연 바람과 자동차에 대한, 바이러스와 면역에 대한 나의 (사회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환경 철학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포기할 순 없기에 블로그에 글을 쓰고 미디어에 기고도 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에 작은 반향이나마 일으키고자 노려하고 있다 (링크: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와 공중 위생의 철학, 2020/ 자연치유력 살린 도시로의 회복, 2020).
올겨울 출판될 (공저자로 참여한) 책에서 내가 쓴 챕터의 마지막 문단도 다음과 같이 끝난다.
Few people today remember the name of E.W. Lane, or his Hygienic Medicine. Today, reductionism prevails in medicine and other scientific fields and we no longer seem to appreciate the value of natural wind and fresh air for our health, instead relying heavily on the comfort from closed windows and chemical products. Although doctors emphasize the importance of washing hands, brushing teeth and regular check- ups, a “hygienic” way of life still seems to be missing from most people’s daily lives and today’s monopolized medical market.
- In pursuit of healthy environments (Routledge, 2020)
강릉에서의 하루를 보낸 후 다음 날 동해에 가서 아름다운 동해안을 하루 더 감상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던 날 새벽엔 동해안을 따라 몇시간을 혼자서 걸었다.
오랜만의 상쾌한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하는 듯했다. 일출을 보는 것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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