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속된 연구원에서 내가 올 해에 맡은 가장 중요한 일은 매달 콜로퀴엄을 진행하는 일이었다. 지중해지역원 콜로퀴엄은 연구원 소속 혹은 초청 연구자들의 발표를 진행하고 질의 응답을 가지는 정기 행사인데, 나 역시도 한 차례 (4월) 콜로퀴엄에서 발표하기도 했지만, 학술미팅의 사회를 맡아 진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올해 마지막 콜로퀴엄 발표는 9월로 끝이 나게 되었는데, 9월 마지막날 동료 교원이기도 한 Mona 교수님이 이스라엘에 있는 지인 학자분을 화상 미팅으로 초대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Nejem 박사는 Jerusalem에서 Sufi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활발한 토의가 이어졌다.
차세대 연구원 교육*
주제: About the Relationships between World History and Geography
일시: 2024. 10.02
장소: 부산외대 A413 강의실
지중해지역원 소속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진행된 강의였다.
이번학기에 '거대사와 지역연구'라는 대학원 수업을 맡아서 영어로 진행하고 있는데, 그 수업의 주제 중 일부를 해당 강의의 주제로 삼았다. 역사와 지리의 만남, 이 주제는 어쩌면 지중해지역원에서 내가 해나갈 연구의 기본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 그래서 대학원생들 뿐 아니라 나도 배우면서 가르치는 과정 속에 함께 있는 중이다.
2024 지중해 인문학 토크콘서트
부산대역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연구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유튜브 동영상에 담을 대담 형식의 강연을 촬영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행사의 뒤에서 보이지 않게 많은 수고를 한 지중해지역원 대학원생들의 노고가 컸다. 이번 학기에 내가 맡은 학부생 수업 강의인 '과학, 기술, 문명' 시간에 행사를 홍보해주었다. 학부생들은 영상을 시청하면 비교과 점수를 받게 된다고 하는데, 흠칫 고등학교에서 일하던 시절 학생들의 '비교과 활동'(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이 떠오르기도 했다.
관련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xrwaZ3zs-UU
*차세대 연구원 교육을 하면서 역사와 지리 두 학문의 만남을 얘기하다보니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의 나는 역사보다 지리 과목을 더 좋아했던 것같다. 그리고 대학교 시절 한 때 지중해를 유난히 좋아했던 적도 있었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음악에 푹빠져 있었던 2학년 때, 그 영화 속에 나오는 지중해 바다 장면들, 특히 영화 처음 Ennio Morricone의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인트로 씬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오히려 지금은 지중해 지역 연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연구원에서 일하면서 예전보다는 지중해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사실 무덤덤해진 느낌이다.
그래도 막상 지중해의 바다를 실제로 가서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듯하기도 한다. 되돌아 보면 영국 유학 시절엔 유럽 쪽으로 잘 나오지도 않았지만 2번 나온다고 나온 게 한번은 핀란드고 또 한번은 루마니아였으니, 따뜻한 남유럽은 대학 시절 유럽 여행 이래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언젠가 나중엔, 그래도 지중해지역원에서 일하고 있으니 한번 쯤은, 가보게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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