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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Baeminteacher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나무위키에서 이전에 '우파 자유주의' 사상가 였던 소개가 며칠 사이 '뉴라이트' 사상가로 바뀌어 있는 모습이다.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

내가 2013년에 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은 석사 과정 때인 2011년에 대부분의 내용을 완성했고 2012년에는 거의 1년간 묵혀 두었다가 2013년에 출간된 책이었다.


나의 이 책의 첫 장의 제목은 '우리는 왜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가'이고 마지막 장의 제목은 '오해와 편견의 극복'이니, 어쩌면 이 책은 지금의 내가 처하게 된 상황을 10년 전에 나 자신이 예언한 것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나는 나의 첫 책을 출간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개인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로 나를 인식하며 살아왔다.

내가 전공하는 19세기 영국사를 기준으로 하면 Radical free thinker, 혹은 libertarianism (자유지상주의)을 주장하는 사람 정도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


어떤 한 사람이 한 발언의 일부를 악의적으로 인용하여 악마화하는 언론의 모습은 새로울 것이 없다. 또한 심각하게 polarised 된 정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가 한 발언의 일부를 가지고 상대 진영이 집단적으로 공격하고 매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로울 것이 없다.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단지 어쩌다 이제 내가 그 한 복판에 서 있게 된 상황이 나에게는 새로울 뿐이다.


현 상황의 팩트를 정리하면 10년 넘게 개인주의에 관한 책을 써왔다. 매우 다양한 사안들과 관련한 이 사회의 집단주의적 믿음에 대해 사회 주류 시각과는 다른, 나의 의견(personal opinion)을 정당하게 발언해왔다.* 그리고 역사교사로 일하던 중, 학력평가원이라는 출판사로부터 한국사 교과서 저자로 참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현 교육부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을 따라서 집필하게 되어 있는 해당 출판사의 집필 과정에 참가하게 되었다. 교과서가 검정에 통과되어 일선 고등학교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어떤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내가 개인주의자가 아니었다면?

내가 책이나 블로그, 세미나 등의 통로로 역사적 사안들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발언하지 않았다면?

내가 출판사의 집필진 참가 부탁을 작년에 거절했더라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이 사회에서 비주류 (marginal) 시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교사 그리고 교수)일 뿐이다. 직장에서는 직장의 업무와 관련해서는 내 개인적인 시각을 드러낸 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딱 두번 2010년과 2011년에 한국 역사와는 무관하게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에 관한 글을 학교 교지에 기고한 적은 있었다). 더구나 내 개인적인 의견을 누구에게도 (심지어 내 가족한테도) 강요해본 적이 없다.


아마도 이렇게 살아오면서 형성된 나의 생각이, 그것이 경제학적 시각이든 철학적 시각이든 역사학적 시각이든 간에, 이런 상황에 의해 포기되거나 변경되도록 종용받는다 해도 받아들이게 될 것같진 않다. 물론 좌파 지식인이 쓴 새로운 책을 읽고 감동 받아 미래에 바뀌게 될 가능성은 있을 지도 모른다. 마치 20대 후반의 사회주의자였던 내가 멘큐의 경제학 교과서를 읽고 시장 중심주의자로 바뀌게 되었던 것처럼.


자유로운 생각과 교환과 토론은 언제든 나를 바꿀 수 있고, 이 사회 누구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 집단주의적 압력과 법적인 제제로 개인의 생각을 특정한 이념이나 믿음으로 변경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나는 반대한다. 그러한 사회는 매우 슬픈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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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이름으로 좀 나를 괴롭히는 악당 같은 인간들을 벌주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있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은 악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실을 마음으로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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